1. 작가는 2010년을 기점으로 작업의 변화를 가져 왔다. 이전의 작업 과정은 작가가 직접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을 캔버스 위에 그려내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후 ‘그려내기’에 대해 꾸준히 연구를 해오고 있다. 작가의 작업은 그리기로부터 출발한다. 그것이 어떠한 목표를 정해두고 그 목표를 향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그리기’를 찾아나가는 과정에 속해 있다. 펜이나 잉크와 같이 사용하던 재료로부터 멀리 떨어져 다른 재료를 사용해보기도 한다. 여러 개의 드로잉과 그 드로잉들의 조합, 구글링을 통해 작가가 가장 예민하고 감각적으로 받아들이는 이미지들을 캔버스위에 작가의 방식으로 재현의 재현. 작가의 작업 과정은 인터넷에서 찾은 ‘사진’을 새로이 캔버스 위에 그려내고 있다. 작가가 생각하고 있기에 앞서 ‘사진’과 달리 현재의 작업에서 ‘사진’이 갖는 의미는 어떤 것인가?
프리젠테이션에서 보여준 바에 의하면 마치 사람의 성장기처럼 나뉘는 부분이 있다. ‘3’의 그림들은 유아기와도 비슷한 그리기인 듯하다. 마치 처음 펜이나 붓을 잡는 듯이 거침없는 선을 보여준다. ‘4,5’의 그림들은 이후 아동기의 자신의 관점이 생긴 것과 비슷하다. 내(작가)가 바라보고 있는 세계나 운동들을 찬찬히 표현하고 있다. ‘1’의 그림들은 자신의 세계가 형성되어 그 속에서 자신의 감각들을 예민하게 포착하여 세계를 표현하고 있다. 그 세계는 이전의 것과 완전 정반대에 위치한 세계가 아니라 그 세계를 좀 더 확장시켜 표현하고 있다. 이전의 작업은 작가의 신체가 경험했던 세계를 표현해내는 것이었다면, 지금의 작업들은 신체가 체험하지 않았어도 네트워크망을 통해 인지할 수 있게 된 세계까지 확장되었다. 동시에 작가가 포착하는 시선들과 그것을 그려내기의 방법도 함께 확장되어 가고 있다.
2. 작가는 움직임과 운동을 표현하려고 한다. 작가가 생각하는 움직임이란 운동하고 있는 대상, 시간의 흐름 혹은 시점의 변화이다. 또한 작가는 흐르고 있는, 나열되어 있는 이미지들 중에 하나를 포착하여 그려내려 한다. 예를 들어 유튜브에서 본 영상의 이미지를 보고 그리는 과정들이다. 회화는 정적인 이미지이다. 사진은 시간을 포착한 이미지이며, 영상과 애니메이션은 포착한 이미지들의 연결이며 시간성과 시퀀스를 가진다. 또한 영상은 운동성을 포함한다. 운동성은 과정을 가지며 시각으로 포착되지 않는 속도를 가진다. 운동을 나타내고 있는 작업들이 있는데, 작가는 그림으로써 표현하는 순간적인 이미지를 표현한다. 운동성을 표현하기 위해 컷과 컷으로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만화적 요소가 담긴 이미지도 있다. 운동성과 시간성의 이미지를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 회화라는 매체 이외에 다른 매체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